기사 / 법률신문

[판결] 주차 시비 중 후진한 車에 상대방 다쳐… 대법 “특수상해 아냐”

2026.09.24. 법률신문에 법무법인 YK 관련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주차 시비 중 차량을 후진시켜 상대방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차량이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026년 9월 3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의정부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2026도8822). 법무법인 YK의 권순일(사법연수원 14기), 송각엽(31기), 이준혁(변호사시험 6회) 변호사 등이 이 씨를 변호했다.

 

[사실관계]

A 씨는 2023년 8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피해자 B 씨와 주차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두 사람은 같은 주차 자리에 먼저 대기 위해 함께 후진을 시도하다 멈췄고, B 씨가 차에서 내려 A 씨 차량으로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A 씨가 먼저 도착했다는 이유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밝히자, B 씨는 A 씨 차량 트렁크 부근으로 이동해 차량과 약 40~50㎝ 떨어진 곳에 섰다. 그로부터 몇 초 뒤 A 씨가 차량을 후진했고, 뒤 범퍼 부분이 B 씨의 왼쪽 다리와 허리 부위를 충격했다.

 

B 씨는 차량 쪽으로 몸이 기울며 밀려 6~7걸음가량 움직였고,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고관절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A 씨가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상해를 가했다고 보고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하급심 판단]

1심과 2심 모두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B 씨가 차량 뒤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후진해 충격할 확정적 의사가 있었거나, 적어도 피해자가 다치더라도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2024고단1114). 차량의 후방감지센서와 경고음 발생장치, 후방카메라가 정상 작동하고 있었고 후진과 동시에 강한 경고음이 울렸는데도 B 씨가 밀릴 때까지 후진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 판단 근거였다.

2심도 1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고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2025노539).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고 의정부지법으로 사건을 환송했다.

 

대법원은 “자동차가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자동차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었는지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A 씨 차량에는 가족들이 동승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 않고 차량에 밀려 6~7걸음 움직이는 데 그친 점, 블랙박스상 차량 속도가 매우 느렸던 점, 피해자가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비교적 경미한 상해를 입고 입원 없이 통원치료만 받은 점 등에 비춰보면 차량 운행으로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신체에 위험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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