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 파이낸셜뉴스

변호인은 언제 선임해야 가장 좋을까 [원희영 변호사의 사건이 된 일상]

2026.10.10. 파이낸셜뉴에 법무법인 YK 원희영 변호사의 기고문이 게재되었습니다.

 

 

"일단 혼자 조사받아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선임해도 되지 않을까요."
자신이 겪은 일이니 사실대로 설명하면 오해가 풀릴 것 같다.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사건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비용도 부담스럽다. 그런데 당사자가 억울해하는 사정과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의심하는 이유는 다를 수 있다. 변호인을 선임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첫 조사를 준비할 때 결정하는 편이 좋다.

억울한 사정과 법적 쟁점은 다를 수 있다

회사 돈을 다른 계좌로 옮긴 일로 횡령 혐의를 받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당사자는 "결국 전액 돌려놓았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런데 횡령 혐의를 판단할 때는 돈을 어떤 권한으로 관리했고, 누구의 승인을 받아 어디에 썼는지 살펴야 한다. 돈을 돌려놓았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상급자의 승인을 받았다는 설명도 메시지나 결재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단순히 승인이 있었는지를 넘어, 어떤 용도로 얼마까지 쓰도록 허락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변호인은 당사자의 설명과 자료를 대조해 실제 사용 내역이 승인받은 범위에 해당하는지 살핀다.

첫 조사에 혼자 출석해 사실관계를 잘못 설명했더라도 나중에 바로잡을 수는 있다. 다만 진술을 번복하면 다른 설명까지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그런 대화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메시지를 확인한 뒤 "대화는 했지만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바꾸는 경우다. 당사자로서는 기억 착오를 바로잡은 것인데도, 수사관은 불리한 증거가 나오자 말을 바꾼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잘못된 진술은 고치되, 어떤 자료를 확인했고 무엇을 잘못 기억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조사 전에 정확히 기억하는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두면 이런 번복을 줄일 수 있다. 당사자가 문제없다고 여긴 말이나 행동도 수사기관에서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변호인은 불리해 보이는 자료까지 검토해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피고, 당시 경위를 설명할 근거를 찾는다.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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